중국 북부의 사막에서 흥미로운 실험이 벌어지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 위에 대규모 태양광 패널이 들어섰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아래에 식물이 자라기 시작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풀이 태양광 발전을 방해할 만큼 자라자 양을 풀어 풀을 먹게 하는 방식까지 등장했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결과적으로 바람을 줄이고 수분 증발을 억제하면서 식생을 회복시키고, 다시 그 공간이 목축에 활용되는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국 칭하이성 탈라탄 지역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중국 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에는 300㎢가 넘는 태양광 단지가 조성돼 있다. 패널이 바람과 모래의 이동을 막고 그늘을 만들면서 지표의 수분 증발이 줄어들었고, 풀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형성됐다. 결국 일부 지역에서는 풀이 패널을 가릴 정도로 성장했고, 이를 관리하기 위해 주변 목축민들의 양을 태양광 단지 안으로 들여보내기 시작했다. 현재 이곳에서는 태양광 발전과 초지 복원, 목축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이른바 ‘태양광 목장’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사막의 태양광 패널 아래 식생과 양 떼가 공존하는 모습
태양광 발전, 식생 복원과 목축이 한 공간에서 연결되는 ‘태양광 목장’의 모습입니다.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 이유는 태양광 발전의 성공 사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나의 기술을 전혀 다른 문제들과 연결했을 때 어떤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태양광 발전소가 사막화 방지 시설이 되다

비슷한 변화는 중국 내몽골 쿠부치 사막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2025년 발표된 위성영상 기반 연구에서는 쿠부치 사막의 태양광 시설 면적이 2017년 약 11㎢에서 2024년 약 137㎢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태양광 발전을 단순한 전력 생산 시설이 아니라 사막화 대응과 결합하려는 대규모 실험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원리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사막의 강한 햇빛을 태양광 패널이 일부 차단하면 지표면에서 증발하는 수분이 줄어든다. 동시에 패널과 구조물이 지표 부근의 바람을 약하게 만들면서 모래 이동도 감소한다. 여기에 패널 사이와 아래에 내건성 식물을 심으면 식물의 뿌리가 다시 모래를 붙잡는다.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은 이를 ‘판 위에서는 발전하고, 판 아래에서는 식물을 키우며, 판 사이에서는 가축을 기르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실제 쿠부치 지역에서는 목초와 약용식물을 재배하고 닭과 양을 기르는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발전소가 발전소 하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 생산, 식생 복원, 방풍·고사, 농축산업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태양광 패널의 성능이 아니다. 하나의 기술을 기존의 문제들과 어떻게 연결했느냐가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건조한 사막이 태양광 패널과 식생, 목축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바뀌는 과정
태양광 시설이 바람과 증발을 줄이고 식생과 목축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시각화했습니다.

물론 ‘태양광을 설치하면 사막이 자동으로 초원이 된다’고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2026년 발표된 중국 북서부 태양광 발전소 연구에서는 전반적으로 습도 증가와 식생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가 관찰됐지만, 지역과 설치 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다른 연구에서도 건설 초기에는 생태계에 일시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중국 역시 최근에는 태양광 시설 내부와 외부의 미기후, 토양 수분, 풍식 등을 비교하는 장기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즉 핵심은 ‘태양광이 사막을 치료한다’가 아니다. 에너지 인프라를 생태계와 결합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할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황사도 줄어들까

여기서 우리에게 익숙한 질문 하나가 떠오른다. 중국과 몽골의 사막이 녹색으로 바뀐다면 봄마다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황사도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가능성 자체는 충분히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 단계에서 둘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말하기는 어렵다. 기상청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황사 발원지 가운데 하나로 몽골 고비사막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중국 내몽골 역시 중요한 황사 발원·이동 지역이다. 황사 발생에는 발원지의 토양과 식생 상태뿐 아니라 강수량, 적설, 토양 수분, 저기압의 발달, 풍속과 상층 대기의 이동 경로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한다.

따라서 최근 몇 년 동안 체감상 황사가 줄었다고 느끼더라도 이를 중국의 태양광 사막화 방지 사업 때문이라고 연결할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특히 우리가 흔히 ‘고비사막’이라고 부르는 지역은 중국뿐 아니라 몽골 남부까지 넓게 이어져 있다. 중국 내몽골이나 쿠부치 지역의 생태 복원이 진전된다고 해서 동북아 전체 황사 발생량이 곧바로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

고비사막과 중국 북부에서 한반도까지 이어지는 황사 이동 경로 지도
발원지의 식생 변화는 황사 조건 하나를 바꿀 수 있지만, 실제 영향은 기상과 이동 경로를 함께 봐야 합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발원지와 주변 지역의 식생이 확대되고 모래 이동이 감소한다면 황사 발생 조건 중 하나를 변화시킬 가능성은 있다. 중국 정부가 2025년 발표한 ‘삼북 사막·고비·황무지 지역 태양광 치사 계획(2025~2030)’처럼 이런 사업이 더 넓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관찰할 가치가 있는 변화다.

이 사막에서 AI가 보였다

나는 이 사례를 보면서 오히려 생성형 AI가 떠올랐다.

우리는 지난 몇 년 동안 AI를 이야기하면서 모델의 성능에 지나치게 집중했다. GPT가 더 똑똑한지, Gemini가 더 좋은지, Claude가 글을 더 잘 쓰는지를 비교한다.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벤치마크 점수가 얼마나 올랐는지를 확인한다. 기업에서도 비슷하다. 어떤 AI를 도입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한다.

하지만 기업 현장에서 실제 성과를 만드는 방식은 점점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AI 모델 하나를 도입한다고 업무 혁신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회사가 이미 가지고 있는 데이터, 문서, 업무 프로세스, 사람의 판단, 기존 소프트웨어와 AI가 연결될 때 비로소 성과가 만들어진다.

사막의 태양광도 마찬가지다. 태양광 패널의 본래 목적은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사막에 설치하자 그늘이 생겼고, 바람이 줄었으며, 수분이 보존됐다. 여기에 식물을 심고 가축을 연결하면서 전혀 다른 가치가 만들어졌다.

태양광 → 미기후 변화 → 식생 → 목축 → 토지 회복
AI → 데이터 → 업무 프로세스 → 사람의 판단 → 새로운 성과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보다 ‘연결’에서 나온다

생성형 AI 교육을 하면서 자주 만나는 장면이 있다. 사람들은 “어떤 프롬프트를 써야 합니까?”라고 묻는다. 조금 더 익숙한 사람은 “GPT와 Gemini 중 어떤 것이 더 좋습니까?”라고 묻는다. 물론 중요한 질문이다. 하지만 AI 활용이 어느 정도 진행된 조직이라면 이제 질문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

이 기술을 우리 업무의 무엇과 연결할 것인가?

보고서 작성이라면 AI에게 보고서를 대신 쓰게 하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기존 매출 데이터, VOC, 회의록, 시장자료를 AI가 함께 분석하게 하고 그 결과를 의사결정과 연결해야 한다. 교육에서도 AI에게 답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보다 학습자의 경험과 조직의 실제 데이터를 연결해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도록 설계하는 편이 훨씬 큰 가치를 만들 수 있다.

기술 자체의 능력보다 기술과 기술 사이, 기술과 사람 사이, 기술과 기존 업무 사이의 연결을 설계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사막의 태양광 패널도 처음부터 양을 키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발전이라는 하나의 목적에서 시작했지만 그 주변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관찰했고, 문제와 기회를 다시 연결하면서 발전소의 역할이 확장됐다. AI를 사용하는 우리에게도 필요한 태도가 바로 이것이다.

앞으로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가장 좋은 AI를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자신의 일과 가장 잘 연결하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 우리는 늘 그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제 한 가지 질문을 더 해야 한다. “이 기술을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무엇과 연결할 것인가?”

사막을 바꾸고 있는 것은 태양광 패널 하나가 아니다. 태양광과 식물, 물, 바람, 가축, 사람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본 설계다. 생성형 AI 역시 마찬가지다. AI의 다음 경쟁은 더 강력한 모델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업무와 데이터, 사람의 경험을 얼마나 영리하게 연결하느냐에서 진짜 차이가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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